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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후 스트레스, 생각보다 우리는 외상 경험이 많아요..


만성적인 정서적 학대, 방치는 신체적 학대와 성폭행과 같은 파괴적인 영향이 있습니다.

실제 상담 현장에서 많은 분들이 어린시절 충분히 수용적이고 공감적인 환경에서 성장하지 못해 스스로와 건강한 관계를 맺지 못한 채 살아가고 계시는 것을 많이 보곤 합니다.


사실 특별한 외상이 아니어도 우리 모두는 자신만의 트라우마를 갖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한 번 떠올려 보세요. 특정 상황에서 우리는 과거 경험과 비슷한 혼란, 트랜스 상황이 되기도 합니다. 인식하던 못하던 우리는 크고작은 외상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배우자와의 갈등상황, 부모님께 훈육받던 상황, 누군가는 부모님의 갈등을 보며 두려웠던 상황도 있을 수 있고, 직장에서 혹은 학교에서 따돌림이나 소외를 당한 경험, 원하던 시험에 불합격 했던 경험,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졌던 경험 등이 있었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힘들었던 순간은 트라우마로 남아있을 수 있고 비슷한 상황이 되면 안전하지 않다는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과거의 일이 살아나는 것 같은 느낌이 들면 내면의 안정감은 깨어지게 됩니다. 그 순간 몸으로 느껴지는 불안정감, 불안은 분명히 있었을텐데 불편하기에 몸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은 둔감해지는 능력이 발달했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자신으로부터 숨는 방법을 익혀 왔을 것입니다. 그렇게 자신과 연결되지 않을수록 자아의 힘은 약해지게 됩니다. 인식되지 않은 혼란 때문에 더욱 그렇게 되는데 약해진 자아는 수치심이나 의기 소침해질 확률도 높아지게 됩니다. 모든 형태의 감각 변화에 대한 반응성이 약해지고 두려움 자체를 두려워하게 됩니다.


사람들의 판단, 평가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기도 하기에 눈에 띄지 않으려 하거나 안심하고 지낼 조용한 공간을 선호하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거절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일상에서 피로감은 점차 높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주말이면 쉬고 싶어하고, 다른 활동을 할 엄두를 내지 못하기도 하며 그 결과 장기간 회사를 다니는 것, 사람과의 모임이 어려워 잦은 이직을 하게 되기도 합니다. 학교에서 당한 또래 관계에서의 어려움 또한 여린 아동기에 경험한 사소한 자극도 그 연령대에는 큰 충격 이기에 성인이 되어서도 이어지는 심각한 파괴력을 갖기도 합니다. 


트라우마, 외상은 여러가지 증상으로 남게 되는데 그 중 중요한 것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둔감화 시킨다는 것입니다.

정서적 무감각(numbing)은 감정을 느끼거나 표현하는 능력이 저하된 상태로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기 어렵기 때문에 타인의 감정 또한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또한 신체적인 증상이 있어도 그 원인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상상력이 부족하며, 일상에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합니다. 이렇게 둔감화된 채 살아가기 때문에 충동적인 정서표현이나 조절되지 않는 행동(섭식, 게임, 쇼핑 등의 중독, 자신에게 해를 입히는 것을 알지만 조절되지 않는 행동 패턴) 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증상이 있다고 해서 모두 트라우마의 영향이라고 할 수만은 없습니다. 선천적 앞뇌섬엽(anterior insula)장애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 환경, 발달 과정에서의 경험에서 우리는 외상으로 인한 정서적 둔감화를 경험하게 됩니다.


“너 왜 그때 가만히 있었어?, 그걸 그냥 가만히 있었어?” 

“왜 그렇게 화를 내?, 너 왜 그렇게 민감하니?” 


직장에서, 대인관계에서 자신이 민감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인식도 부족할 수 있고, 부당한 요구나 대우를 받는 경우에도 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열심히만 살아가면 된다고 생각하고 소진되는 상황 속에 살기도 합니다. 몇 번 대인관계에서 실망감, 억울함을 경험한 이후에는 분노와 수치심을 제외한 다른 감정은 거의 경험하지 못한채 일상을 보내게 되기도 합니다. 가끔 특정한 일에 몰두할 때, 집중해서 매달릴 때는 그런 부정적인 감정, 생각들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일에 몰입을 하기도 하고 성과나 성취가 주는 보상, 인정에 매달리고 지치면 술을 마시거나 게임 등등의 조절되지 않는 행동을 반복하는 생활로 인해 염증을 느끼고 고통스러워하게 됩니다. 이렇게 트라우마는 과거의 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경험이 마음과 뇌, 몸에 자국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이 자국은 인간이라는 유기체가 현재를 살아가는 데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생각하는 방식과 생각하는 것을 바꾸고 생각하는 능력을 변화 시킵니다. 예전에 겪은 일을 말로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고 도움이 되지만, 그것 만으로는 완전한 치유가 어렵습니다. 신체는 비슷한 상황이라고 감지되는 순간 자동으로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방어하려는 태세를 갖추게 되기 때문에 신체와 호르몬 반응을 변화시키는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외상 경험이 있는 경우 약간의 긴장감이 있는 작업을 수행할 경우에도, 대인관계 상황에서도 스트레스 호르몬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훨씬 더 많이 분비됩니다. 실질적인 위험이 사라진 지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많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하게 되고 위협 요소라고 감지된 자극이 사라진 이후에도 체내 스트레스 호르몬이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위협이라고 감지되는 순간 번개처럼 반응하고 다시 신속하게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상태라면, 외상 경험 이후에는 특정 자극이 있으면 스트레스 호르몬 시스템의 균형이 작동하지 못하게 되어  상황을 마친 이후에도 긴장, 스트레스가 지속되기 때문에 불안과 우울, 공황, 자율신경계 이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런 상태에 빠지게 되면, 어떻게든 벗어나보기 위해 약물 복용과 운동, 성과, 타인의 인정을 통해 기분을 좋아지게 하려고 애쓰게 되고 사우나, 마라톤, 야외 스포츠 등을 하며 몸을 한계로 밀어 붙이면 순간적으로 건강해지는 느낌과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되기도 하지만 이는 중독과 비슷한 증상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한 특정 활동을 하지 않을 때 심한 갈증, 갈망, 금단 증상을 느끼게 되는 것이 그러한 경우입니다. 


변화하려면 내적 경험을 수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신이 느끼고 있는 감정, 감각에 집중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달래며 현재 감정을 허락하고 호흡의 변화, 감각의 변화가 어떠한지 집중해야 합니다. 불안감이 올라와 가슴이 너무 빨리 뛰는 것 같이 느껴진다면 그것을 느끼고 언어로 표현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잠시 멈추고 계속해서 그 감각에 집중하고 숨을 깊이 쉬며 감정과 함께하고 너무 힘들다면 쇄골 바로 아래를 손으로 치거나 감정이 올라올 때 감정을 해소(눈물이 난다면 우는 것도 좋습니다.)하며 감각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느끼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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